세상일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전도는 더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예상한 대로, 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영혼 구원이 결코 내 실력에 달려있지 않으며 절대적인 하나님의 소관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고린도전서 3장 6절은 아볼로와 바울이 열심을 내어 심고 물을 주었지만 결론적으로 자라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증언합니다.
그 결과와 수확의 시기는 모르지만, 우리는 책무를 다하며 최선을 다해 복음을 뿌려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지십니다.
개인적으로도 실패한 전도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실패한 전도는 없지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실패를 말합니다).
군대 제대 후 어학연수를 온 후배가 있었습니다.
듬직하고 붙임성 있고 서글서글한 성격인 그 친구는 교회에 아주 적대적이진 않았지만 정중하게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삶에서도 모범을 보이려 애쓰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섬겼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전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도 없었던 터라 이정도 시도만 한 걸로 하나님이 충분하게 기뻐하실 거라고 위안을 했습니다.
그렇게 차일 피일 복음제시를 미루다가 결국 한국으로 귀국할 날이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어딘가 모를 큰 죄책감과 책임감에 결국 출국 하루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만나 복음을 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 어색한 복음 전도였습니다.
말이 앞뒤가 안 맞았고 뭐라고 설명을 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서로 불편하고 손에 땀을 쥐는 복음 제시가 끝났고, 동생은 잘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예의상 제가 건넨 전도지를 접어 들고는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말씀을 전했다는 뿌듯함은 커녕 자신의 무능함을 자학하며 며칠을 찝찝하게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전도였습니다.
말라비틀어질 만큼 물을 주었고 심는 것도 대충 내던지듯이 건성으로 심었던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정작 전도자는 잊고 있던 그 씨앗을 하나님은 때에 맞춰 자라게 하셨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 친구 페이스북에 신앙 관련된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안부를 물어보니 귀국 후 얼마 안 있어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최근에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신학서적 추천까지 요구하며 스펀지처럼 말씀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 변변찮은 모습으로 뿌렸던 씨앗.
그 후회되는 실패의 기억이 얼마나 큰 놀람과 환희로 변했는지 모릅니다.
결과와 시기는 우리 영역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것은 그저 투박해도 사랑을 담아서 뿌리고 시도하는 것뿐입니다.
이 사실을 믿고 나갈 때 하나님께서 그 노력을 반드시 그분의 때에 보상하시고 꽃을 피우게 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세미한 성도 여러분!
한주간도 최선을 다해 복음의 씨앗을 뿌려봅시다.
최진호 (청년부 전도부장 / SWBTS 전도학 박사과정중)